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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禪門

간절히 바라노니

 

바라노니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 말의 뜻을

깊이 음미하여 다시는 사소하게 의혹을 일으켜서

스스로 물러서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의지를 세워 위없는 보리를 구하는 이라면 이 길을 버리고 무엇을 하리요?

 

 

간절히 바라노니,

글에만 집착하지 말고

곧바로 본뜻을 알아서

 

 

낱낱이 자기(自己)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근본 종지에 부합하게 되면

 

자연히 스승 없는 지혜가 나타나고

천진한 진리가 뚜렷하고 어둡지 않아서

 

지혜의 몸[慧身]을 성취하기에

다른 이의 깨달음을 말미암지 않게 되리라.

 

이 묘한 지혜가

비록 모든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이기는 하나

 

전생부터 반야종지(般若種智)를 심어 온 뛰어난 대승(大乘)의 근기가 아니면

한 생각에도 바른 믿음을 능히 내지 못하리라.

 

다만, 믿지 않을 뿐 아니라, 비방까지 하여 도리어 무간지옥을 자초해 부르는 이가 종종 있느니라.

 

비록 믿지는 않더라도 한번 귓전을 스쳐 잠깐 동안이라도 인연을 맺으면 그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나니,

 

유심결(唯心訣)에 말씀하시기를

“듣고 믿지 않을 지라도 오히려 부처 종자[佛種]를 이루고 배워서 성취하지 못하더라도

 

인간이나 하늘의 복을 뒤덮어서 성불할 바른 인(因)을 잃지 않는다” 말씀하셨느니라.

 

하물며 듣고 믿으며 배워 이루어서 잘 지켜 잃지 않는다면

그 공덕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리요?

 

보조국사 수심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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