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밤
두보
좋은 비는 때를 알아,
봄이 되니 곧 내리기 시작하네.
바람결 따라 몰래 밤에 찾아들어,
소리 없이 촉촉이 만물을 적시네.
들녘에는 구름 끼어 컴컴한데,
강에 뜬 배의 불만이 밝구나.
새벽녘 붉게 젖은 곳을 보니,
금관성에 꽃들이 흐드러졌으리.
*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그림자가 있다.
깊숙이 숨겨놓은 또 다른 자기 모습.
이 그림자는 파우스트 앞에 나타난
메피스토펠레스다.
그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는 악을 추구하지만
결국은 선을 이룩하는 힘이다.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와
대면한다는 건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두면 그림자는
우리를 마구 끌고 다니게 된다.
악인들이 이런 사람들이다.
자신의 그림자는
우리의 아픈 혼이다.
그를 따스히 받아들이면
그는 사랑이 된다.
사랑이 가득한 마음은
자유로워진다.
마침내 우리는
천지자연과 조응한다.
- 명시 인문학 -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