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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禪門

생겨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

생겨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

붓다는 우리의 행복조차 ‘둑카’라고 가르쳤습니다. 둑카란 팔리어로 ‘고통’이나 ‘불만’을 의미합니다. 행복과 불행을 양극으로 분리시키지 않은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은 사실 하나입니다. 

 

단지 시간의 환상이 그 둘을 분리하는 것뿐입니다.

 

이것은 부정적인 관점이 아닙니다. 사물의 본성을 알아차림으로써 남은 여생 동안엔 환상을 좇지 말자는 것입니다. 당신이 더 이상 즐거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아름다운 사물이나 조건을 중요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통해 정체성이나 영구성이나 만족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결국 좌절과 고통만을 안겨 줄 것입니다. 만일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고 더 이상 사물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모든 광고 산업과 소비 사회는 한꺼번에 붕괴되어 버릴 것입니다. 

 

물질적으로 행복을 추구할수록 행복은 점점 멀어져갑니다. 그런 것들은 일시적이며 피상적으로 밖에 당신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그 진리를 깨닫기까지 당신은 많은 환멸을 경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사물과 조건은 당신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고통 또한 안겨줍니다. 사물과 조건은 당신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기쁨은 줄 수 없습니다. 

 

사실 이 세상의 그 무엇도 당신에게 기쁨을 줄 수가 없습니다. 기쁨이란 아무런 원인없이 내면에서 솟아나는 것입니다. 기쁨은 내적 평화의 정수로서, 신의 평화라고 불려왔습니다. 

 

기쁨이야말로 당신 본연의 상태이며, 

당신이 애써 수고하거나 고투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행하거나 소유하거나 획득한다고 해서 그것이 구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으로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는 세상살이가 시들해졌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무엇도 진정한 성취감을 안겨줄 수 없다면 무엇을 위해 힘겹게 살아가야 한단 말입니까? 어디에다 초점을 맞추어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 구약성서의 예언자 또한 그런 깨달음에 이르렀음에 틀림없습니다.



“하늘 아래 벌어지는 일을 살펴보니 모두가 헛되다. 

 바람을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헛되다.”

 

   

이 지점에 도달한 사람은 절망에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있게 됩니다. 하지만 깨달음에서도 역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한 스님이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승려가 되고 나서 20년 동안 배운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소. ‘생겨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 내가 아는 것은 그뿐’이오.”

 

그가 말한 의미는 물론 이런 뜻일 겁니다.

 

‘나는 있는 그대로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나는 현재의 순간에 머무는 법을 배웠고, 모든 사물과 조건의 무상함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그리하여 마침내 평화를 찾았다.’

 

삶에 저항하지 않는 것은 

은총과 평화와 빛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더 이상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게 됩니다. 

그런 것에 의존하지 않게 됩니다. 

 

역설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눈에 보이는 형상에 의존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현실적인 삶의 조건도, 외형적인 살림살이도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행복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물이나 사람, 조건 등이 아무런 수고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고, 그것이 지속되는 동안엔 자유롭게 즐기고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 모든 것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왔다가 가 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의존하지 않으면 상실에 대한 두려움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됩니다. 삶이 편해지고 순조로워지는 것입니다.

 

이차적인 원인에 근거한 행복은 결코 깊지 않습니다. 당신이 아무런 저항 없는 상태 속으로 들어감에 따라 내면에서 선명하게 느끼는 평화와 존재의 기쁨에 비하면, 희미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존재는 당신을 마음의 양극 너머로 데려가서 

눈에 보이는 형상에 의존하는 당신을 

자유롭게 해방시켜 줍니다. 

주위의 모든 것이 붕괴되고 무너진다고 해도 

당신은 깊은 내면의 평화를 느낄 것입니다. 

행복하지는 않을지라도 당신은 여전히 평화로울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