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도리
남대수안 화상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고요하고 고요하여 의지함이 없을 때에
어떻습니까?”
“고요하고 고요하다.”
다시 “적!” 하시고 게송을 읊었다.
남대에서 향로 하나 놓고 조용히 앉아 있으니
종일토록 무심히 온갖 생각 다 잊었네.
그러나 마음을 쉬고 망상을 제거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생각할 일이 없어서라네.
南臺守安和尙 因僧問
寂寂無依時 如何
師云 寂寂底
聻 乃有頌曰
南臺靜坐一爐香
終日凝然萬慮忘
不是息心除妄想
都然無事可思量
강 설
남대수안(南臺守安) 화상의 고요하고 고요함에 대한
법문이다. 진정으로 고요함이란 어떤 모습일까?
게송에서 말씀하기를,
고요함이란 마음을 쉬고 망상을 제거해서 고요해진 것
이 아니라, 세상을 아무리 살펴봐야 생각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할 일이 없으니 생각할 필요가 없고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을 하지 않으니 고요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게 고요해야 제대로 고요한 것이다.
세상사가
눈에 들어오거나
귀에 들리기도 하고
또한, 그것을 따라가게 되면
이미 그것은 시끄러운 일이 되고 만다.
직지 강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