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의 목숨이요 생명이니 더 의심하지 말라.
이미 안팎 모양이 없다면 크고 작음이 있겠는가?
크고 작음이 없을진댄 끝과 변(邊際)이 있는가?
끝과 변이 없으므로 안팎이 없고,
안팎이 없으므로 멀고 가까움이 없고
멀고 가까움이 없으므로 너와 나가 없느니라.
너와 나가 없으면 가고 옴이 없고,
가고 옴이 없으면 나고 죽음이 없고,
나고 죽음이 없으면 예와 이제가 없고,
예와 이제가 없으면 미혹과 깨달음이 없고,
미혹과 깨달음이 없으면 범부와 성인이 없고,
범부와 성인이 없으면 더러움과 깨끗함이 없고,
더럽고 깨끗함이 없으면 옳고 그름이 없고,
옳고 그름이 없으면
일체의 이름이나 말로는 도무지 얻을 수 없느니라.
이미 이런 것이 전혀 없다면
온갖 감관 및 경계와 모든 망념(妄念)과
나아가서는 가지가지 안팎의 모양과 가지가지 이름이나 말을 모두 얻을 수 없나니,
이 어찌 본래가 공적(空寂)한 것이 아니며 본래로 없는 것이 아니리요?
이 청정하고 텅빈 고요한 마음은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들의 밝은 마음이며 중생들의 근원인 각성(覺性)이니,
이것을 깨달아 지키는 이는
일여(一如)에 앉아 해탈의 경지에서 요동치 않게 되고,
이것을 미혹하여 등진 이는 육취[六趣]로 나아가 여러 겁을 헤매게 되느니라.
육취 : 중생이 선악의 업인에 의하여 윤회하는 여섯가지 세계
그러므로 말하기를
“한마음을 미혹해서 육취로 가는 것은
감(去)이며 움직임[動]이요,
법계를 깨달아서 한마음을 회복하는 것은
옴[來]이며 고요함[靜]이라” 하니
미혹과 깨달음은 다르나 그 근원은 하나이니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법이라는 것은 중생의 마음이라” 하시니,
이 비고 고요한 마음이 성인에게서도 늘지 않고, 범부에게서도 줄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성인의 지혜에서도 빛나지 않고, 범부의 마음에 숨어서도 어둡지[昧] 않다” 하시니라.
보조국사 수심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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