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寶益生滿虛空
우보익생만허공
허공에서 가득하게
보배를 쏟아부어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되
사람의 삶이란
태어나면서부터 온통 경사와 축복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인생은 환희로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다.
이대로가 화장장엄세계고
이대로가 청정법신비로자나불이다.
그야말로 허공에서 가득하게 보배를 쏟아부어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는 격이다.
누가 세상을 무상하다 했으며,
누가 인생을 고통스럽다 했는가.
이와 같이 순간순간
매일매일 온 천지 곳곳에
보배가 가득히 쏟아지고 있다.
춘하추동 사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하는
산천초목들의 아름다움은 모두 공짜가 아닌가.
여름날 뜨거운 햇살에 돈을 내는가.
따뜻한 봄볕은 또 어떻고.
가을밤 반달의 운치에, 겨울날 흩날리는 눈과
나목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누가 세금을 내라하던가.
우리들의 삶에서
아직 1만분의 1도 드러내지 못했으나
참으로 허공 가득 쏟아져 내리는 보배들이 아닌가.
또한 그러한 현상들을
다 보고 듣고 느끼고 알고 하는
진여자성의 보배로움은 또 어떤가.
이 한 개의 여의보주如意寶珠가
백천 개의 여의보주를 유출하고
이 하나의 해인정광삼매海印定光三昧가
백천의 해인정광삼매를 유출한다.
그러나 이 해인정광삼매는
다만 십불十佛의 대인경계에서만
홀로 증득하는 것이 아니요,
일체 중생이 각각 십불十佛의 대인경계인
해인정광삼매를 가져서
태어나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성을 내든
기뻐하든
말을하든
잠자코 있든
낱낱이 각각 하나하나의 해인海印이 있는 것이다.
사람 사람들은 모두 한 개의 여의보주가 있고, 그 한 개의 여의보주는 다시 백천만 개의 여의보주를 유출한다. 해인삼매도 그와 같아서 사람 사람에게 다 해인삼매가 있고, 그 해인삼매는 다시 또백천만 개의 해인삼매를 유출한다.
이것이 어찌 십불十佛이나 보현과 같은 대인의 경계에서만 홀로 증득하는 것이겠는가.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여의보주와 해인삼매를 가지고 있어서 무한과거 이전부터 무한미래 이후까지 앉으나 서나 가나 오나 행주좌와와 어묵동정에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있으니
이 또한 경사스럽지 아니한가. 이 또한 기쁘고 즐겁지 아니한가
하나하나의 해인이
하나하나마다 중생의 번뇌 바다를 유출하고,
하나하나의 번뇌 바다가
각각 진여법성眞如法性 바다를 갖추어서
두 가지가 없고 섞임이 없기 때문에
그 허공에 가득한 이익을
다만 두 팔을 벌리고[八字打開]
두 손으로 주고 또 줄 따름이다.
제법무행경諸法無行經에
“사람의 탐욕이 열반이요, 성내고 어리석음이 또한 그와 같다. 이러한 세 가지 일 가운데 한량없는 불도佛道가 갖추어져 있다.” 라고 하였다.
불도가 없다면 어찌 탐욕을부릴 줄 알겠으며 화내고 어리석을 줄 알겠는가. 그 능력과 그 미묘한 작용이 모두 우리들을 한순간도 떠나 있지 않는 불도의 능력이며 불도의 작용이다.
영명연수스님도 『보살계를 받는 길』이라는 책에서
“탐욕이 곧 도다. 화내고 성내는 것도 또한 다시 그러하다. 이와 같은 세 가지법 가운데 일체 불법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라고 하였다.
참으로 통쾌하기 이를 데 없다.
탐진치 삼독과 팔만사천 번뇌를 언제다 버린단 말인가.
그것이 사람들의 살림살이인 것을.
그대로 두고살자.
번뇌가 많을수록 부자라 했다.
특히 화엄경의 안목으로는
팔만사천 번뇌를 가지고 사는 우리들의 삶 그대로
완전무결한 것이라고 본다.
어떤 것을 없애거나 더하여
완전한 삶을 구가하는것이 아니다.
무비스님이 풀어 쓴 김시습의 법성게 선해禪解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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