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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禪門

세상에 가치 없는 것은 없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지난 삶을 조용히 반추해보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순간은 행복한 대로 의미가 있으며, 절망은 절망대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의미를 넘어 행복이나 절망은 삶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절망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 순간을 되돌아 볼 나이가 되면, 그 어둠과 아픔들이 얼마나 자신을 성장 시켰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대학교를 떨어져 재수를 할 때, 

취업이 안 되어 안타까운 시간을 보낼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직장에서 맞이한 작고 큰 부딪침의 순간들……. 

 

정말 옛날 어른들이 하시던 말대로 하면 누구나 소설 한편이 나올 듯한 인생들입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누구나 제 나름대로 사연이 있고,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작고 큰 차이가 있겠지만 희노애락의 삶이 있습니다. 누구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은데 알고 보면 그 나름의 절망도 있고 아픔이 있기 마련입니다.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습 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인생은 정말 아프지 않은 삶이 없습니다. 겉으로는 편안하고 행복한 것 같아도, 그 집 사정을 알고 보면 나름의 이유로 인하여 온 가족이 고통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 어느 집, 어느 가정도 이런 절망과 고통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윤회에 의해서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운명처럼 이 고통과 아픔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그 절망을 되돌아보면, 

기쁨이나 행복보다도 

그 절망과 아픔이 소중한 자산으로 

자신을 깨우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물론 아픔을 아픔으로 알고 끝나버리면 

그 깨달음을 알지 못하겠지만, 

 

절망과 아픔을 조용히 곱씹어보면 그것은 어느 것보다 훌륭한 교훈으로 자신을 가르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절망은 겸손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삶을 좀 더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한 도약 전진하기 위한 발판의 단계로 삼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가끔 자신이 가치 없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어떤 실수나 잘못으로 인하여 고통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비하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인생을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왜, 나만 이럴까?’



이런 생각은 불행하게 태어났거나 특히 불치병이나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생각일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은 자기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딛고 오히려 감사의 생활로 바꾼 예는 우리 주변에 너무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어떤 시각장애인은 비록 앞을 못 보지만 특이하게 발달 된 자기의 손 감각에 감사하고, 그 감각으로 돈도 벌수 있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서 진정으로 기쁘다는 말을 텔레비전을 통해 들었습니다.

 

자기의 최대의 약점을 긍정적으로 바꾼 예입니다. 

‘나만 왜 이럴까?’란 자기비하적인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불제자의 입장으로 보면 고통과 아픔도 그리고 열등의식도 자기 비하도 결국 자기 마음이 만든 것이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망상이고 망식이라는 것이지요. 

이 삶 자체가 그림자인데 그림자에 무슨 아픔이 있고, 

고통이 있고, 열등의식이 있겠습니까? 

모두가 아뇩다라 삼막삼보리 

즉 절대평등의 속에 존재합니다. 

 

거기에는 높낮이고 없고, 

부자도 가난도 없고, 

많고 적음도 없고, 

삶과 죽음도 없고, 

나와 너도 없는 절대평등의 세계입니다. 



거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행이 깊지 않는 보통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부정보다는 긍정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고통이나 아픔이나 절망을 주는 요소들을 슬기롭게 지혜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것은 



‘세상에 가치 없는 것은 없다’



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고, 자신에게 닥친 약점을 최대한의 긍정적인 요소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고통 속에 기쁨의 요소를 발견하고, 실패 속에 성공의 요소를 찾아보고, 절망 속에 희망의 씨앗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분명 마치 동화 강아지 똥처럼 그 속에 생명의 씨앗이 발견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먼 훗날 

‘아, 그것이 이렇게 나를 성장시켰구나.’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아야 합니다.

 

세상에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그 나름대로 소중하고 보배로운 것들입니다.

 

 

     흔들림 속에 고요함이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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