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는 마음의 그림자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 눈앞에서 작용하는 이놈이 바로 할아버지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 왜 믿지 않고 밖에서 찾는가?
착각하지 말라. 밖에도 법이 없으며 안에도 또한 얻을 것이 없다. 그대들은 산승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는 모든 생각을 쉬어서 아무 일 없이 지내는 것이 차라리 낫다.
이미 일어난 것은 계속하지 말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은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라. 이렇게 한다면 10년을 행각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허다한 일은 없는 것이니 다만 평소대로 옷 입고 밥 먹으며 아무런 일없이 세월을 보내는 것뿐이다.
제방에서 온 그대들은 모두가 마음이 있다.
부처를 구하려고 하며,
법을 구하려고 하며,
해탈을 구하여 삼계를 벗어나려고 한다.
어리석은 이들아!
그대들이 삼계를 벗어나서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부처와 조사란 보기 좋은 올가미로 만든
이름과 글귀일 뿐이다.
그대들은 삼계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가?
지금 그대들이 법문을 듣고 있는
그 마음을 떠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들의 한 생각 탐내는 마음이 욕계(欲界)이고,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이 색계(色界)이며,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무색계(無色界)이니라.
이 삼계는 바로
그대들의 집 속에 있는 살림살이들인 것이다.
삼계가 스스로
‘내가 바로 이 삼계요’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눈앞에서 아주 분명하게 만물을 비추어 보고
세계를 가늠하는 그 사람이 삼계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강 설
너무나 뚜렷하고 확실하며 신령스럽고 훌륭하여 온갖 것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비추어 분별하는 그 사람[無位眞人, 性品]이 곧 이 말을 하고 말을 듣는 그 사람입니다.
욕계는 저마다 욕심이 가득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말합니다. 색계는 탐진치는 끊었지만 물질은 아직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무색계는 탐진치를 끊고 물질도 사라졌지만 마음이 남은 세계입니다. 무념상태가 되어야 이 3계를 벗어나게 됩니다.
임제스님 말씀처럼
마음이 우주의 주인임을 알면 더 이상 법문 들을 것이 없습니다.
티벳의 달라이 라마는 선(禪) 도리를 말씀하신다 합니다만, 남방불교는 경을 위주로 공부해서 단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사선은 한번에 일체를 뛰어 넘어 여래의 자리에 들 수 있기에 세계적인 석학들도 한국의 조사선에 매력을 느낀다고 합니다.
“삼계가 본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직 벋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음공부 할때만은 ‘본래 없다’는 마음에서 해야 합니다.
삼계란 이름이요,
마음의 세계에서는 삼계가 따로 없습니다.
공부는 행주좌와 어묵동정 어디서 무엇을 하든, 화장실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로 누군가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공부인의 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그런 것은 없습니다.
임제록 강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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