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인연하는가
법안 선사가 말하였다.
“공이 그대와 인연이 되는가? 색이 그대와 인연이 되는가? 공이 그대와 인연이 된다면 공은 본래 인연이 없는 것이요, 색이 그대와 인연이 된다면 색과 마음은 둘이 아니니, 일상에 과연 무슨 물건이 그대와 인연이 되겠는가?”라고 하였다.
“그 누구도 세상사와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인연을 맺으려고 하여도 맺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특별한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본래 인연을 맺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사람과 인연을 맺고 물질과 인연을 맺고 명예와 재산과 인연을 맺고 산다고 여긴다. 그러나 좀 깊이 파고들면 본래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허상에 사로잡혀서 살아가고 있다.
그 모든 것이 존재한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물질도 재산도 명예도 사랑도 미움도 모두가 허상이요, 공한 것인데
그것들이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므로 그것들과 인연을 깊이 맺고 심한 경우 목숨을 걸고 살아간다.
그러나 보라.
사람과 재산이 있는가?
명예와 목숨이 있는가?
사랑과 미움이 있는가?
그 무엇이 있는가?
참으로 세상사 인생사 그 모두가 꿈이요, 환영이요, 헛것인 것을 무엇 때문에 수고로이 붙들고 집착하고 애원하겠는가?
실로 얻었느니 잃었느니 옳으니 그르니 성공이니 실패니 하는 것이 다 부질없는 일이다.
직지 강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