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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이야기

시작도 좋다고 하고 끝도 좋다고 한다.

 

 

사람은 어쩌다 한번 사람의 탈을 쓰게 된 것을

오히려 기뻐한다.

 

 

그러나 사람의 형상 같은 것은 천변만화 해서 끝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때그때의 즐거움도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만물이 빠져나갈 수 없는 경지에 노닐며

그와 함께 공존한다.


따라서

일찍 죽음도 좋다고 하고

늙음을 좋다고 하며,

시작도 좋다고 하고

끝도 좋다고 한다.

 

 

사람들은 오히려 이런 성인도 공경하거늘

또한 하물며

만물이 거기에 메어 있고

모든 변화가 거기로부터 나타나는 근원인 도에 있어서랴?

 

 

대저 도에는 정력이 있고 신용이 있으나

행위가 없고 형상이 없다.


그래서 마음으로 전할 수는 있으나

손으로 받을 수는 없으며,

체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는 없다.

 

 

그것은 스스로 돌봄이 있고,

스스로 뿌리를 뻗어

천지가 생겨나기 이전의 옛날로부터 굳건히 존재해 있어서

귀신을 신령스럽다하고,

상제(上帝)를 신령스럽게 하여 하늘을 만들어 내고  

땅을 만들어 냈다.


태극(太極)위에 있어도 높다고 여기지 않고

육극(六極 : 육합과 같음. 천지 · 사방을 말함.)아래에 있어도 깊다고 여기지 않는다.

천지보다 앞서 존재해도 오래다고 여기지 않고

태고 이전부터 존재해도 늙었다고 여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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