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잘 보이는 것을 명明이라 하고,
귀가 잘 들리는 것을 총聰이라 하며,
코가 잘 맡는 것을 전顫이라 하고,
입이 잘 맛보는 것을 감甘이라 하며,
마음이 잘 아는 것을 지知라 하고,
지혜가 잘 통하는 것을 덕德이라 한다.
이와같이 도통하기를 바라고
막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도가 막히면,
이를 인체에 비할 때, 목이 막히는 것으로,
목이 막힌대로 그대로 있으면 호흡할 수가 없고,
호흡할 수가 없으면 여러가지 장해가 발생한다.
만물중에 지혜를 가진 것들은
호흡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호흡을 충분히 할 수 없는 것은
하늘의 죄가 아니다.
하늘은 구멍을 뚫어 주야로 기를 통하게 한다.
그런데 사람은
자연을 따르지 않고
도리어 그 구멍을 막아버린다.
사람의 폐부속에는 빈곳이 있어
그곳으로 호흡을 하며,
마음속에도 빈곳이 있어
도가 놀 수 있는 것이다.
방안에 공간이 없으면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장소를 다투듯이,
마음속에도 도가 놀 데가 없으면
육착(눈,귀코,입,마음,지혜의 활동)이 서로 다툰다.
사람이 속세를 떠나
산림이나 산속으로 가서 숨어 살려는 것은
그의 정신이 이런 육착을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덕을 잃은 것은 명예 때문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밖으로 드러내려 하기 때문이다.
지혜는 다투는데서 생겨나고,
막히는 것은 고집 때문에 생겨난다.
관청의 일은
백성의 편의를 도모하는 데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봄비가 내릴 때가 되면
초목은 무성하게 자란다.
이 때가 되면 사람들은
호미를 들고 밭매기를 시작하지만
초목들은 매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반 이상 자라나
사람들은 그런 까닭을 알지 못한다.
고요히 안정하면
병도 낫게 할 수가 있고,
마음을 안정시키면
악착같은 마음을 가라앉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마음을 밖으로 부리는 자들이 힘쓸 것이고,
유유자적하는 사람이 힘쓸 것이 아니며,
이런 사람은 그런 방법을 물어보지도 않는다.
지인은
세속의 변화에 따라 행동하지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배우는 일이 없고,
남의 의견을 들었을 때도
그것을 타인의 의견이라고 분별하지 않는다.
'장자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자재한 무심한 경지 (0) | 2010.07.12 |
---|---|
만물이 생겨나기 이전의 상태 (0) | 2010.07.06 |
한 사람은 예뻤고, 한 사람은 미웠었다. (0) | 2010.06.30 |
땅은 무위 때문에 편안하다. (0) | 2010.06.28 |
자신 속의 것을 보는 것이다. (0) | 2010.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