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인
참마음의 본체와 작용이
사람마다 갖추어져 있는데
어찌하여
범부와 성인이 같지 않다는 것입니까?
보조
참마음은
범부와 성인에 있어 같건만
범부는
망령된 마음으로 물건을 오인하기 때문에
스스로 맑은 성품을 잃었느니라.
이것이 장애가 되기 때문에
참마음이 나타나지 못하는 것이
마치 어둠 속의 나무 그림자와
땅속의 샘 줄기 같아서
있으되 알지 못하는 것 같으니라.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청정한 마니摩尼 구슬에
다섯 가지 빛깔이 비치어
방향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거늘
어리석은 무리는 그 마니구슬에
실제로 그러한 빛깔이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으니라.
선남자야,
원각의 맑은 성품이 몸과 마음으로 나타나
종류 따라 제각기 다르게 응하거늘,
어리석은 무리는
맑은 원각에 실로 그러한 몸과 마음의
제 성품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하셨으며,
조론肇論에 말씀하시기를,
“하늘과 땅 사이와 우주宇宙 안에
한 보배가 몸뚱이의 산속에 감춰져 있다” 하시니,
이것이 곧
참마음이 얽매임 속에 들어있는 것이니라.
또 자은(慈恩)이 말하기를,
“법신은 본래부터 있어서 부처님과 같건만
허망함이 가리어져서
번뇌에 얽혔음을 깨닫지 못하므로 여래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였으며,
배공(裵公)이 말하기를
“종일토록 원각이로되
일찍이 원각이 되지 못하는 것은 범부라” 하니,
그러므로
참마음은 비록
번뇌 속에 가리어져서 있으나
번뇌에 물들지 않는 것이
마치 백옥을 진흙속에 던져도
그 빛은 변하지 않는 것과 같음을
알 수 있느니라.
선문촬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