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지금 이 순간

竹隱죽은 2024. 10. 1. 13:30

 

바로 지금 

당신 앞의 이 순간은 

당신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이 말에 반박하려고 나서기 전에,

당신 앞의 이 순간을 그저 한번 바라봐 보라.

그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

그것에 대해 심사숙고하지도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들지도 말라.

그저 내 앞에 한순간이 놓여 있음을 알아차리라. 

 

이제 왼쪽을 보라. 

또 다른 한순간이 당신 앞에 놓여 있다. 

오른쪽을 보라. 

또 다른 한순간이 당신 앞에 놓여 있다. 

 

그 순간들은 

 

당신이 보기 전부터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당신이 보고 나서도 여전히 거기에 있을 것이다. 

 

바로 지금, 

세상에는 당신이 보지 못하고 있는

얼마나 많은 순간들이 존재하는가? 

 

온 우주에는 또 어떤가?

그 순간들이 당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당신은 인정해야만 한다. 

 

그 순간들은 

그 자체로서 존재하며, 

그 순간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과의 관계 속에 있다. 

 

그 순간들은 

당신이 만들지 않았고 

당신이 그것을 오고가게 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그저 거기에 있다. 

 

 

당신 앞의 순간은 

당신이 그것을 보고 있지 않을 때조차 

존재하는, 

우주 속 또 하나의 순간일 뿐이다. 

 

그것은 

전혀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 앞의 순간은 

비개인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매우 개인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것이 

그토록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당신 앞의 순간이 

원하는 대로 펼쳐지지 않을 때 

당신은 괴로워하고, 

 

성미에 맞으면 기뻐한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이것은 당신이 그 순간 속에 갖다 붙이는

어떤 것 때문에 그렇게 된다. 

 

그것은 그 순간 자체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의 모든 순간들은 

그저 우주의 순간들이다. 

 

이 비개인적인 순간들에 

개인적인 기대를 갖다 붙여서 

개인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은 

당신 자신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습관적인 방식을

내려놓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첫 번째 깨달음이 바로 이것이다. 

 

지금 이 순간 머나먼 오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토성의 고리와 목성의 폭풍과 화성의 사막이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여태껏 당신이 그 순간에다

개인적인 기대를 갖다 붙임으로써

그것을 정말 중요한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당신 앞에 놓인 순간을 보지 못하는

수십억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문제도 안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그들은 

그것에 전혀 무관심하다. 

 

 

그것은 

그들의 생각을 흔들어 놓지도, 

감정을 뒤집어 놓지도 않는다. 

 

 

당신이 그 순간을 더 이상 경험하지 않고 있다면

그 순간은 당신조차 괴롭히지 않는다. 

 

대신 

당신이 주의를 돌리는 

그다음 순간이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그녀가 왜 저기 앉아 있지?’ 

‘누구하고 얘기하는 거야?’ 

‘불빛이 너무 눈부셔.’ 

 

이런 새로운 순간들이 

뜬금없이 당신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당신이 그것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진실은, 

 

그 순간들은 

당신이 바라보기 이전에도 

똑같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신이 깨닫게 될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눈앞의 순간이 

당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눈앞의 순간을 두고 

당신이 당신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당신이 그것을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 어느 시점에도 

우주에서는 무수한 순간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과 

당신 사이의 관계는 

정확히 동일하다. 

 

당신은 주체이고 

그것들은 대상인 것이다.

 

이 진실을 

지적으로 깨닫고 나면 

나날의 삶 속에서 

매 순간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바라보이지 않을 것이다. 

 

"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