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나의 본질

竹隱죽은 2024. 4. 8. 15:36

 

 

우리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며 산다고 여기지만, 

자세히 보면 

생각하며 사는 게 아니라 

생각 속에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주체적으로 

자기가 생각을 부리며 사는 게 아니라, 

반대로 

생각의 지배를 받고 살고 있습니다. 

 

생각도 

분명 나의 일부인데 

팔다리를 부리듯 자유자재로 

생각을 부리며 사는 이는 별로 없고, 

 

우리 대다수의 호모사피엔스는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생각의 노예처럼 

생각에게 부림을 당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은 

의식 자체가 아닙니다. 

 

 

생각은 의식의 내용물입니다. 

 

그렇기에 생각은 

오고가는 것일 뿐입니다. 

 

기쁜 생각, 슬픈 생각, 

괴로운 생각, 서운한 생각 등등이 

 

 

그때그때 

우리 마음속을 오고갑니다. 

 

 

각양각색의 생각들은 

오기도 하고(生), 

가기도 하며(滅), 

커지기도 하고(增), 

작아지기도 하며(減), 

때가 타기도 하고(垢), 

깨끗해지기도 합니다(淨).

 

그러나 의식 자체는 

이 모든 것들과 무관합니다. 

 

의식은 

생각들의 근본 바탕이며 그릇입니다. 

의식은 오고가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 흔들림이 없습니다. 

항구적으로 영원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의식은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不生不滅) 불생불멸

 

때가 타지도 않고 깨끗해지지도 않으며

(不垢不淨) 불후부정

 

불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습니다

(不增不減) 부증불감

 

이것이 『반야심경』이 알려준 

우리의 순수 의식입니다. 

 

 

생각에 머물지 말고 

이 의식에 집중하십시오. 

 

그래서 

생각과 의식이 

분리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십시오. 

 

불가에서 

‘깨달음’을 말하는데 

과연 무엇을 깨닫는다는 것입니까? 

 

 

 

바로 

나의 본질을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순수 의식을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오고가는 숱한 생각의 너머에 

오고감이 없는 초월적 의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으십시오. 

 

의식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습니다. 

 

의식은 

영원불멸하며 광대무변합니다. 

 

이 의식이 

바로 초월절대의 우주 본체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입니다. 

 

내 안에 

우주 본체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심즉불(心則佛)이요, 

인내천(人乃天)이요, 

심즉도(心則道)입니다. 

 

싯다르타 태자도 이것을 깨우쳐서 붓다가 된 것이고, 수운 최제우도 이것을 깨우쳐서 동학을 창시한 것이며, 우리 소인배들도 이것을 깨우쳐서 장차 대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음공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