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의식, 생명력의 춤
竹隱죽은
2021. 9. 27. 08:18
비어 있는 느낌에 익숙해지세요.
그 텅 빈 곳으로부터
삶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어떻게 펼쳐져 나오는지를 살펴보세요.
어떻게 되는 거냐고요?
머리카락을 생각해보세요.
우리 두피 아래에 북실북실한 머리카락 뭉치가 있어서 거기에서 머리카락이 솟아나오는 걸까요?
아니지요. 두피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머리카락은 어디에서 생기는 걸까요?
만물이 다 그렇답니다!
저 나무에 곧 피어날 꽃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그 꽃들은 그냥 있는 그대로의
저 나무에서 피어날 거예요.
저 나무는 꽃을 얻기 위해
다른 어딘가로 가지 않아도 될 거고요.
여러분의 삶도 그렇게 꽃을 피우고 있고,
스스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나무 안에는 ‘나무’가 없고,
구름 안에는 ‘구름’이 없으며,
말(馬) 안에는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몸 안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단지 의식,
그리고 생명력의 춤사위가
있을 뿐입니다.
이 모든 것이
얼마나 단순한지를 깨닫고
한결같은 기쁨을 누리세요.
- 드높은 하늘처럼,
무한한 공간처럼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