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비밀스러운 아름다움

竹隱죽은 2021. 2. 14. 11:31

 

 

비밀스러운 아름다움

 

태국과 미얀마의 절에서 비구니로 수행했던 한 여성은,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을 만났을 때의 어려움을 나에게 털어놓았다. 그녀의 가족은 디트로이트의 노동자 거주 구역에서 살았다. 그녀는 이미 가족사의 고통을 많이 내려놓았지만 지금도 그녀의 가족들은 까까머리의 비구니가 된 그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는 그들에게 영적 수행에 대해 가르쳐보려고 무척 애썼지만 그것은 오히려 갈등과 좌절만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가족들은 저녁에 모이면 대부분 맥주를 마시며 TV를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의 달갑지 않은 귀향 행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나는 그녀에게 몇 가지를 제안했다. “사복을 입고 아무 것도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부모님을 뵈러 가보시지 그래요? 그냥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있으면서 





그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세요. 

어쩌면, 그냥 그들과 함께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TV도 보세요. 아, 그리고, 너무 오래 머물지는 마세요. 최대한 사흘 정도.” 그래서 그녀는 그대로 해보았다. 나중에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웃었다. 그것이 먹혀들었던 것이다.




 

 어느 수피 스승은 이렇게 말한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은 

다른 어떤 대인 관계와도 다르다. 

가족과 함께 할 때, 나는 그냥 있어야만 한다. 

사랑과 열린 마음이 작용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 

나는 지도자도, 책임자도 아니다. 

나는 그들을 받아들이고, 그저 나로서 있으면서 

그들의 있는 그대로를 포용하려고 노력한다. 

 

가족 간에는 

서로를 깊이 건드리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다. 

나는 다만 그 모든 사연들 뒤에 숨어 있는 핵심인 



서로의 가슴이 연결되는 

그곳을 찾으려고 애쓴다.



토마스 머튼은 

타인에 대한 이런 종류의 관용을, 

그들에 대한 우리의 모든 기대 밑에 숨어 있는 

‘그들의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를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타인의 가슴 속의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을 볼 때,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본성으로부터 그들과 연결되며, 

신성한 빛이 우리의 삶도 함께 비추어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깨달음 이후 빨랫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