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사람을 알기 위해
竹隱죽은
2020. 9. 10. 05:00
입으로는 천 권의 경전을 외우나
본체의 입장에서 경전을 물으면 알지 못하네.
불법이 원통함을 알지 못하고
한갓 수고로이 글줄을 찾고 글자를 헤아리도다.
강 설
종이와 먹으로 된 경전을 읽는 목적은 그것이 가리키는 본래의 의미를 아는 데 있다. 즉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는 것은 달을 보라는 뜻이다. 만약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본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불교는 인생사 모든 일에
시원스럽게 툭 터져 통하는 데 있다.
도시통류(道是通流)라고 하였다.
도란 어디에도 막히지 않고
툭 터져 마음껏 흐를 줄 아는 데 있다는 말이다.
“본체의 입장에서 경을 묻는다.”
사람이 그대로 진정한 경전임을 뜻한다.
사람을 알기 위해 종이로 된 경전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을 모르고
수고로이 글줄이나 찾고
글자나 헤아린다면
성인의 뜻과는 거리가 멀다.
큰 인생은
성인의 경전에도
매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직지 강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