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자신의 마음부터 들여다보라

竹隱죽은 2020. 5. 18. 05:00

자신의 마음부터

들여다보라

 

  

 

혜흔본 《육조단경》에 따르면, 혜능은 홍인선사와 헤어져 남쪽으로 돌아온 뒤 화이지와 쓰후이 일대의 산속에서 몇 년 동안 은거했다.

 

의봉 원년(676년) 혜능이 광저우 법성사에 있을 때 마침 인종법사가 그곳에서 《열반경》을 가르치고 있었다.

 

어느 날 밤 절에서 두 승려가 논쟁하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문 앞에 있는 깃발이 흔들리자 한 승려는 깃발이 스스로 흔들리는 것이라고 하고, 다른 승려는 바람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판본에서는 세 번째 승려가 깃발과 바람의 인연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툼이 계속되자 옆에서 듣고 있던 혜능이 말했다.

 

   

“흔들리는 것은 바람도 깃발도 아니오. 바로 스님들의 마음이오.”

 

   

인종법사가 우연히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를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인종법사는 혜능이 홍인선사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그가 머리를 깎고 정식으로 출가하도록 해 주었다. 정식으로 승려가 된 혜능은 조계로 돌아가 입적할 때까지 계속 그곳에서 불법을 전했다.

 

   

“흔들리는 것은 바로 그대의 마음이다.”

 

   

혜능의 이 말은 상대가 지금 당장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게 했다.

 

바람과 깃발이 흔들리는 까닭은 

우리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고, 

모든 외부 현상도 

우리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에 나타난다. 

‘자기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교의 기본 교리다. 

모든 상황, 모든 기쁨과 슬픔은 

우리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있다. 욕망을 해결하고 싶다면 그 욕망을 계속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어야 하고, 해탈을 얻고 싶다면 육신 수련이 아니라 영혼의 깨달음에 힘써야 한다. 인생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기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흔들리는 것은 그대의 마음이다.”



이 말을 마음이 흔들려서 바람이나 깃발이 흔들린다는 뜻으로 잘못 이해하기 쉽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바람과 깃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바람과 깃발이 흔들리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도, 심지어 우리가 죽어도 바람과 깃발은 흔들릴 것이다.

 

또 우리가 살아 있는 한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는 마음과 흔들리는 깃발, 흔들리는 바람이 만났을 때 우리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있다.

 

“흔들리는 것은 그대의 마음이다.”라는 말의 진정한 뜻은 외부 현상에 얽매이거나 외부의 것에 자기감정을 휘둘리지 말고, 자기 본모습으로 돌아가서 자기 마음이 주체가 되도록 하라는 뜻이다.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해석이다.”라는 로마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도 근본적으로 같은 맥락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인생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라.

 

 

          불안하지 않게 사는 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