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당신은 부처가 될 수 있다.

竹隱죽은 2020. 5. 1. 05:00

나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부모들이 갓 태어난 아기를 보며 “나중에 커서 훌륭한 디자이너가 돼라”라고 말하곤 한다. 아이들도 자라면서 “나는 디자이너가 될 거야”, “나는 은행가가 될 거야”, “나는 부자가 될 거야”라고 말한다.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나중에 꼭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렴. 사회의 기둥이 되어야 해”라고 말한다. 

 

이처럼 우리는 주위에서 “넌 성공할 거야”, “넌 훌륭한 학자가 될 거야”, “넌 스타가 될 거야”, “넌 작가가 될 거야” 같은 말을 끊임없이 듣고 자라며, 늘 무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려 한다.

 

모두들 우리에게 이런 저런 사람이 되라고 말할 때, 부처는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가 무엇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우리가 부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부처는 이미 왕자였고 또 부자였다. 하지만 그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황제가 되어도 얼마 못 가서 죄인이 될 수 있고, 백만장자가 되어도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될 수 있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무엇이 되든 그것이 우리 생명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으며 우리의 번뇌를 없애 주지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한 나라의 왕이라도 사랑 때문에 고뇌하고 병에 걸려 고통받는 것은 문지기와 다를 바 없다.

 

왕이 되든 디자이너가 되든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무엇이 되든 그것이 끝이 아니고 영원한 행복을 얻을 수도 없다. 원하던 것이 되면 기쁘지만 기쁨이 사그라지면 곧 고통의 늪에 빠진다. 그러면 또 다른 것이 되길 갈망한다. 물론 다른 것이 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다시 고통의 늪에 빠진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어딜 가든 늪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진흙투성이가 된 사람이 곳곳에서 고통받고 있다.

 

그래서 부처는 우리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나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고 부처가 되라고 했다. 부처가 되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며 우리가 최종적으로 가야 할 목적지다. 

 

부처가 〈비유품〉에서 일불승에 대해 애기하자 사리불이 큰 깨달음을 얻고 “우리가 바로 부처였군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부처가 사리불에게 수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리불아! 너는 오는 세상에 무한하고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지나면서 여러 천만억 부처님을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들어 지키며 보살이 행할 도를 갖추어 성불할 것이다. 성불한 후의 이름은 화광여래(華光如來),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며, 그 나라의 이름은 이구(離垢)이리라. 땅은 평평하고 반듯하며 깨끗하고 태평하고 풍성하여 천인과 사람이 번성할 것이며,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고 팔방으로 뻗어나간 길에 황금으로 줄을 꼬아 드리울 것이며, 그 곁에는 칠보로 된 나무가 있어 항상 꽃과 열매가 무성할 것이다.”

 

《법화경》에서 부처는 자신의 모든 제자에게 “미래에 너는 부처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부처는 그 전까지 한 번도 무엇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직 《법화경》에서만 

 

“너는 부처가 될 것이다”

 

라고 했다.

부처는 또 오래 전 상법 시대에 자신이 상불경이라는 보살이었다고 했다. 어째서 상불경일까? 누구를 만나든 예를 갖추어 절하며 “나는 그대를 가볍게 보거나 업신여기지 않는다. 그대가 보살도를 행하여 반드시 부처가 될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어리석은 놈이 감히 수기를 한다”며 욕했지만, 그는 조금도 화내지 않고 그들에게 또 “그대들은 반드시 부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는 여전히 누굴 만나든 공손하게 절하며 “그대는 부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몽둥이로 맞고 돌팔매질을 당해도 역시 화내지 않고 더 큰 소리로 “그대는 부처가 될 것이다”라고 외쳤다.



그렇다. 

어떤 사람도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어떤 것이 될 수는 없지만, 

부처가 될 수는 있다. 

이것은 부처가 세상에 전한 위대한 메시지다. 

어떤 중생이든 부처가 될 수 있다. 

그들이 원래 부처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으므로 모든 중생은 사실 다 같다. 상불경보살의 눈에는 모든 중생이 다 부처로 보였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든 “그대는 부처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당신은 부처가 될 수 있다. 또 부처가 되어 자기 나라를 갖게 될 것이다. 그 나라는 화려하고 장엄하며 고통도 다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늘 다른 무언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왜 그럴까?

 

 

어떤 사람도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어떤 것이 될 수는 없지만,

부처가 될 수는 있다.

자신만 모를 뿐, 원래 부처이기 때문이다.

 

 

   법화경 마음 공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