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집착에서 해탈

竹隱죽은 2020. 4. 13. 05:00

서천에 뜬 구름

 



어렸을 때 나는

“모든 게 서천에 뜬 구름이야.” 

하시던 어머님의 말씀을 자주 들으며 자랐다.

 

어머님은 자식도 다섯인가 잃어버리는 큰 고통을 겪고

크고 작은 많은 어려움을 겪으실 때마다

모든 것은 서천에 뜬 구름이야 하시며

그 고통들을 삭이신 것이다.

 

어머님의 눈으로 보실 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정말 저 하늘의 뜬구름처럼 

잠시 모였다 인연이 다하면 곧 흔적도 없이 

흩어지고 사라지는 허망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그러니 뭘 그렇게 집착할 필요가 있겠는가.

 

붓다의 말씀처럼

일체 모든 현상은 환(幻) 같고 꿈 같고

신기루 같고 아지랑이 같은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공(空)이다.

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 저 무지개나

사막에 느닷없이 나타난 신기루는

실제로 있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실체가 없는 것이다.

 

우리 범인은 형체를 가진 모든 것은

다 실존하는 것이라 여기지만

깨친 이들은 

그 형체의 겉모습이 아닌 그 이면을 꿰뚫어보고

공하여 실체가 없음을 안다.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실체가 없고 공하다는 것이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의 가르침이다.

모든 사물과 현상이 

허망하여 실체가 없고 공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몸으로 알 때

 

반야의 지혜가 생기고

모든 것에 대한 집착에서 해탈한다.

그리고 

모든 집착이 소멸하여야

생활 세계의 고통에서 해방된다.

 

   마음 황명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