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바다와 파도가 하나

竹隱죽은 2020. 3. 30. 05:00

바다와 파도

 

 

구름이 걷히면 파란 하늘이 드러나고

바람이 자면 파도가 잦아들고

고요한 바다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상념과 사유를 쉬면

허공 같은 마음이 보인다.

마음의 바다에 생각과 감정의 바람이 불면

고요하고 고요한 우리의 마음은

사나운 파도가 되어 요동친다.

 

고요한 마음에

번뇌의 파도가 일면

고통스럽고

번뇌의 바람이 멈추어

마음의 바다가 고요해지면

마음은 편안하고 극락이 된다.

 

요동치는 마음은 

본래 텅 빈 허공 같지만

그 마음이 움직이면 괴롭고

그것이 움직여

우리들을 꼭두각시처럼

마음대로 조종하며 장난친다.

 

바다와 파도가 하나이듯

우리의 고요한 마음과  眞如心

움직이고 요동치는 마음은  生滅心

본래 한 마음이다.   一心

 

깊은 삼매에 들어

모든 감각의 작용과 사유 작용을 멈추어

마음의 본성이 본래 고요하고   常寂

깨끗하며 항상 비추고 있음을 알면  常照

모든 괴로움에서 해탈한다.

마치 파도가 잦아들어 

고요한 바다로 돌아가듯이 말이다.

 

황벽 선사는

“이 본래 원만하고 청정한 마음은

항상 스스로 원만하고 밝게 두루 비추지만

세상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고 

다만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을 마음으로 알고,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에 가려져서

이로 말미암아 

정명본체(精明本體)를 볼 수 없게 된다.

다만 곧바로 무심해지기만 하면

본체는 저절로 나타날 것이니

마치 큰 해가 허공에 떠올라

사방을 두루 비치는 것과 같아서

다시는 장애가 없으리라.”고 말하였다.

 

모든 번뇌가 구름 걷히듯 사라지면

영각지성(靈覺之性)인 

자성(自性)이 그대로 드러난다.

달마는 ‘본성을 보는 것이 

곧 선(見本性爲禪)’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마음의 본성을 알게 되면

그때 우리의 그 마음은

 

모든 것을 알고 

神解性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能作一切 勝妙境界

 

우리는 그러한 마음을

여의주같이 사용하여

이 세상을 위하여 자유자재로

살 수가 있다.

 

   마음 황명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