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지금 여기에
바때카라따경(經)에 의하면 붓다께서 슈라바스티에 계실 때 제자들에게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독립하여 자유롭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지난 일을 쫓아가지 말고
미래에 너 자신을 잃지 말라.
과거는 이미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여기 지금 이 순간에
사물을 있는 그대로 깊이 관(觀)하며
수행자는 조용히 그리고 자유롭게 산다.
그대들은
오늘 지금 이 순간에 마음을 집중하라.
내일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 늦기 때문이다.
죽음이 언제 급히 찾아와서 우리를 데려갈지 모른다.
우리가 그 죽음을 어떻게 거역하겠는가.
밤낮으로 마음을 집중하여
‘깨어서’ 사는 사람이
독립하여 사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우리 마음을
이미 지난 일에 연연하여 되씹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면서 우리의 삶을 허비하지 말고
삶의 현장인 지금 이 순간에
우리의 모든 의식을 집중하고
사는 것이 멋있게 사는 길이다.
우리에게
실존하는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뿐이고
지금 여기가 우리의 삶이 전개되는 현장이다.
어제 있었던 속상한 일도
이미 지나간 일일 뿐이고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직 내 마음속에 영상으로 남아있는 것일 뿐 실존하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속에 있는
그 허상에 내가 마음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힐 수 없다.
지난 일로 괴로워하는 것은
사실은 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미 지나간
크게 사기 당한 일로 화병을 얻었다면
그것은 자기가 스스로 만든 병일뿐이다.
지난 일과 미래의 일로
방황하는 마음을 따라 생활하는 것은
허상에 얽매인 예속된 삶이고
그렇게 방황하는 마음을
지금 이곳에 오롯이 모아 사는 것은
자유롭고 독립된 삶을 사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고
지금 하고 있는
설거지에 마음을 가다듬어 집중하고
지금 걷고 있는
나의 발걸음에 온 마음을 집중하고
지금 친구와 함께 하는
차(茶) 마시는 일에 마음을 집중하고
지금 연인과 나누고 있는
사랑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그렇게 사는 길이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꾸준히 수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마음 - 황명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