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꿈 깨 !

竹隱죽은 2019. 11. 13. 05:24

 

꿈과 생시는 서로 경우가 다르지 않은가

 

 

왜 자꾸 꿈으로 비유하여 대답하는가?

깨어 있을 때의 세상은 모두 꿈처럼 식[마음]을 떠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꿈에서 깨어날 때는 꿈의 대상을 오직 식이라고 아는데,

 

왜 깨어 있을 때는 눈앞에 보이는 대상을 오직 식이라고 알지 못하는가?

 

꿈으로 자꾸 비유해서 그렇지만,

꿈이야말로 이 세상의 모습을 설명할 수 있는 훌륭한 비유이다.

꿈의 경우와 생시의 경우가 다르지 않은가 하는 관점에서 반문했지만, 잘 생각해 보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모두 꿈속에서 그것이 꿈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꿈에서 깨어나야 비로소 그것이 꿈인 줄 안다. 지금 이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유식의 참모습을 깨닫기 전까지는

‘세상은 마음이 변한 것’임을 알 수 없다.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알게 된다.

 

참으로 깨닫기 전까지는

항시 생사의 꿈 가운데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생사장야(生死長夜)라고 말씀하셨다.

‘생사의 긴 밤.’ 즉 꿈속에서 꿈인 줄 모르듯이 깨어 있어도 나고 죽음이 한 순간의 꿈인 줄 모른다.

 

『반야심경』에서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이라고

한 부분을 생각해 보자.

 

이 세상은 마음이 변한 것으로 모든 것이 마음인데 오히려 세상은 마음 밖에 실제로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안에 있는 것을 밖에 있다고 하니 거꾸로[顚倒] 된 생각이다. 이것이 전도몽상이다.

 

이러한 ‘거꾸로 된 꿈의 생각[顚倒夢想]에서

멀리 떠나라[遠離]’는 가르침이다.

두 글자로 줄이면 ‘꿈 깨!’가 된다.

 

유식불교의 이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