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송
혜능 대사가 말했다.
“모두 잘 있거라. 이제 마지막으로
‘자성진불해탈송
(自性眞佛解脫頌, 자성이 해탈한 참부처임을 노래함)’을
남기려 한다.
여러분의 마음이 바로 부처이니
밖에서 찾을 것은 하나도 없다.
만 가지 법이 모두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경전에도
‘마음이 생기면 온갖 것이 생겨나고
마음이 소멸하면 온갖 것이 소멸한다.’라고 했다.
후대에 미혹한 이들도
이 게송의 참뜻을 알고 자성을 바로 보면
스스로 깨달음의 길을 성취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 깨끗한 성품이 참다운 부처요
삿된 견해와 삼독(욕심, 성냄, 어리석음)은
마군(魔軍, 수행을 방해하는 악마)이라네.
삿되고 미혹할 땐 마왕이 집에 있고
바른 생각 지니면 부처가 찾아오네.
본성 가운데 삿된 생각이 삼독을 만들어
마왕을 집 안에 불러들이니
바른 견해로 삼독을 물리치면
마왕이 부처되어 거짓 없이 참되리라.
법신, 보신, 화신
이 삼신은 본래 한 몸이니
자성 가운데서 스스로 깨달음을 구하면
부처를 이루는 씨앗이니라.
본래 화신으로부터 청정한 자성이 생기니
청정한 자성은 늘 화신 가운데 있고
자성이 화신에게 바른 길을 행하게 하면
장차 원만하여 참다움의 끝이 없도다.
음욕(邊慾, 성적인 욕망)은 본래 청정한 몸을 낳은 씨앗이니
음욕을 없애면 청정한 몸도 사라진다.
다만 자성 가운데 있는 다섯 욕망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을
스스로 벗어나 문득
찰나에 성품을 깨치면 그것이 곧 참다움[眞]이로다.
만약
금생에 단박에 깨닫는 돈오법을 만나
홀연히 자성을 보면 눈앞에 바로 세존(부처)을 볼 것이요
만약
점차로 수행하여 부처를 찾는다면
어디서 참부처를 만날 수 있으리요.
만약
자기 몸 가운데서 참다움을 본다면
그 참다움이 곧 성불의 씨앗이요
스스로 참다움을 구하지 않고 밖으로 부처를 구한다면
모두 어리석은 이들이로다.
이제 여기 돈오의 법문을 남기니
세상 사람들을 구제하고 스스로 힘써 닦으라.
도를 배우는 이들에게 당부하노니
이러한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실로 부질없는 일이로다.
혜능 대사가 게송을 마친 후 제자들에게 말했다.
“모두들 잘 있어라. 이제 여러분과 작별할 시간이다.
내가 떠난 뒤에 세속의 인정으로 슬피 울거나
사람들의 조문을 받거나 돈이나 비단을 받지 말고
상복을 입지도 말라.
그런 짓은 성인의 도리가 아니며 나의 제자라고 할 수 없다.
내가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단정히 앉아서
움직임도 고요함도 없이,
태어남도 죽음도 없이,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없이,
옳음도 그름도 없이,
머무름도 떠남도 없이,
아무 걱정 없이 적정(寂靜, 고요한 열반의 경지)하면
이것이 큰 도(道)이니라.
내가 떠난 후
오직 이 법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내가 있을 때와 다름이 없겠지만
내가 세상에 머문다 해도
여러분이 이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렇게 말을 마친 후 깊은 밤
삼경(밤 11시~새벽 1시)에 혜능 대사가 눈을 감으니
세상의 나이 76세였다.
육조단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