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禪門
진실로 모르면
竹隱죽은
2019. 8. 14. 15:44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할 때
아는 것이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분명한 구분이 있다는 나의 분별이
앎과 모름에 매여있다.
일을 할 때,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해놓고 보면,
아는 만큼으로 했고
모르는 만큼 못했다.
벌써,
정해져 있다
알아도
아는 만큼일 뿐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이 무한할진대
내가 아는 만큼으로 산다.
어떤 일을 하려다가
모르는 것으로 인해
선뜻 망설여지기도 한다.
모름에 대한
무관심과 두려움이 있다.
모르는 것 조차도
분명하지 않고 꺼림칙하다.
이 알고
모르고에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 것인가
깨면,
원래부터 알고모름이란 것이 없기에
앎에 대한 과시와
모름에 대한 주저함이 없다.
진실로
모르면
앎이 생긴다.
내가 알고있는 경험의 지식은
과거에 경험한 기억의 축적이다.
이 기억은
유리한 사용이 될 수도 있으나
모르는 것에 부딪힐 때
막히거나 피한다.
배고플 때, 추울 때, 움직일 때
나의 지식을 적용하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먹고 피하고 동작한다
나는,
내 경험의 지식이
정말로 쓸만 한 것인가
내가 가진
그만큼의 지식 보따리를 내리고
본래부터 나에게 있는
끝없는 우주의 지혜를 찾아보면 어떨까
그기에는
앎도
모름도 없이
아는
그것이 있다.